내 첫번째 기억
고등학교 500원짜리 피크닉
두번짼 500원이
싸더라고 피웠지 던힐
흡연을 그만둔 이유는
내 건강보단 돈 때문이지
알바비를 받자마자
피워댔던 말보로가 보여주듯이
돈은 거짓말을 안해
피부로 다가왔던
아직도 꽤나 따가운걸
이제서야 내가
바라왔던대로 다 갈아넣어
밑밥 이미 깔아뒀지
제대로 봐둬라 너희
500원 인생인 X끼
카파도키아에 있지만 안 흔들어 백기
여긴 원래 고통이 패키지
눈이 녹아 내려 비
빌지 앞에서는 뒷짐
종이 앞에선 헛기침
공짜 라식 안 믿지
떨어져 내리는 두줄기 비
해바라기 같아 나의 위치
빛이 안 비치는 밑이지
이 도시의 나는 또 반쯤 미침 yeah
고개 위엔 바로 천장이
그 위를 보기 위해 우린 몇천원짜리
앨범을 냈고 이걸로 만족 못하지
더위를 사냥하지 아이스크림 같이
빌어먹을 도시 500원이 뭔지
버리긴 아까워 애매한 수치
버리긴 왜 버려 차라리 날 주지
뒷주머니에 꽂아넣지 yeah
10년 전의 내게 500원이면
아마 그때의 나는 어리숙해서
차카니 하나로도 행복했어
바로 하나로마트로
산타의 존재를 믿었었던
어린 시간이 지나니 화폐의 가치는
런닝머신보다 뛰었지
격차의 벌어짐
아직도 너무나 멀지
눈이 녹아 내려 비
빌지 앞에서는 뒷짐
종이 앞에선 헛기침
공짜 라식 안 믿지
떨어져 내리는 두줄기 비
해바라기 같아 나의 위치
빛이 안 비치는 밑이지
이 도시의 나는 또 반쯤 미침 yeah
내 한달의 가치는
대충 500원이 500개 있어
요즘은 일이 많아 거따
2를 곱해서 가늠해도 문젠 없어
것보다 중요한 건
얼마를 벌든 배론 더 필요한 돈
이젠 날 내버려둬
옛날 생각은 매일 날
빼박은 곡들 안에만 담기로
선택의 기로는 반복되지 마치 미로
비루한 몸뚱아리 하나로
걸어왔어도 출구에 대해서는
난 날개따위는 없어서
뛰다가 기다가 하다 엎어져
여기까지 와서 대체 어떻게 멈춰
후진은 없어
뒤는 절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