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망할꺼라던 그때 난
성탄의 아침을 놓쳐 겨울의 밤을 봤네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범이 내게 말하길
길을 잃어 너에게 늦었다
수많은 낮과 밤 사이에
사랑한단 말을 걸어놓고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떼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네
수많은 나날들 사이에
끊임 없는 사랑을 받았고
말하지 않아도 어느때
되 돌려주려 하고 있었네
언젠가 다시 주워가겠지
언젠가 다시 사랑하겠지
언젠가 다 갚아야 하겠지
언제쯤 모두 편해질까
두해 전 나보다 먼저 밖에 나와
새빨간 낙엽과 함께 구르고 있었네
나의 어린날엔 그 다지 많은 기억은 없고
애틋함만 남아
언젠가 다시 주워가겠지
언젠가 다시 사랑하겠지
언젠가 다 갚아야 하겠지
언제쯤 모두 편해질까
수많은 낮과 밤 사이에
사랑한단 말을 걸어놓고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떼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네
수많은 나날들 사이에
끊임 없는 사랑을 받았고
말하지 않아도 어느때
되 돌려주려 하고 있었네
알지만 좀처럼 사랑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여전히 열다섯 어딘가
그 언저리에 있네
세상이 망할꺼라던 그때 난
성탄의 아침을 놓쳐 겨울의 밤을 봤네
빨간 모자를 쓴 할아범이 내게 말하길
길을 잃어 너에게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