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의 꿈이 어느덧 서른두 살에
그때 그 느낌 다시 내 두발에
여유가 생기고 주저했던 내가
미워지면서도, 다시 꿈을 꾼다는 게 불안해
힙합이 뭔지도 모르고 들었던 허니패밀리
교복이 내 Fashion CDP
이 안을 채운 힙합, 그것을 알 때쯤,
엄마를 졸랐네, 녹음실 빌려달라고,
어떤 과목보다도 싫어했던 국어
가사 쓰는 것도 너무나 힘들어
나는 비트 만들어, 친구 놈은 메모장에
가사 쓰고 놀던 시절 노래방 듀오
다음 카페 어딘가, 기억도 안 나 정말
Acid Pro는 불법으로 다운로드 부끄러운지도 몰라
온갖 intro만 들었던 벅스뮤직
녹음하기 위해서 자른 비트 무한 Looping
다음 메일 안엔 드럼 샘플 판데
CD 10장 만 원 생각보다 싸네
엄마를 졸라 사버렸던 드럼 킷으로
건진 박자에 맞춰 바뀐 걸음걸이
친구들 들려주며 뿌듯했지 속으로
열정이 아마 부족해서 난 학업으로
뒤도 돌아보지 마. 내 성적은 골디락스
올라가자! 다시 세워 도끼 날
목적이 없던 공부는 단지 숫자로 매겨
1등만 바라봤던 멍청한 나의 패기
담임한테 개기던 사건도 만든 때지
그 순간에도 함께 했던 음악은 YDG
입학 시즌 27:1을 뚫고
빛나던 청춘을 보냈던 홍대 캠퍼스
전자 전기 공학부는 my major
난 제일 먼저 홍대 입학을 해냈었던 환일고에 야쿠자
위닝 또는 소주가 나의 즐거움
공부하며 장학금도 쓸어 담아
취기가 올라 취준하며 돌아보니
CEO가 되겠다던 건설 꿈나무
예술집에서 공부했던 플랜트
이 경쟁 사회 속, 누구든 이겨 계속
됐어, 다 밟아버리겠다는 마인드 셋도
아마 도움이 됐겠지 Yo!
그렇게 살기만 하면 잘 되겠다 생각한 나의 삶
언제나 그랬듯 이루고 나니 또 만족을 못 하는 아이
몇 달의 고된 고민, 끝에는 과감한 퇴사
왜가냔 말보단 행복을 빌어준 선배들 전부
를 위해서라도 가야지 더 높이, 부르즈 칼리파
딴 놈들은 절대로 부러워하지 마
부러운 건 11:11 일리네어
그 당시 제일 좋아하던 래퍼 빈지노
꿈에서 듣던 음악소리 희미해지고
앞날은 암흑처럼 짙어져가
계획했던 일들은 다 틀어지고
생각도 못 한 회사에 다시 들어가
남부러워 할 회사에 들어가도
또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가고
그걸 채워줄 뭔가를 찾아떠난 뒤
그때부터 다시 시작한 비트 메이킹
쓰지도 않던 맥북을 월급으로 몇 개월
장비는 점점 늘어가 실력은 제자리
1년이란 시간을 그렇게 보낸 뒤
그토록 싫어하던 가사를 쓰게 됐지
누구에게나 그렇듯 처음은 돌처럼 hard
8마디 쓰고 혼자 만족했었던 나
직접 쓴 가사로 비트에 맞춰 랩해
16살의 꿈이 이제야 다시 came back

